美, 글로벌 공급망 재편 나서자…中, '희토류 무기화' 수위 높여

입력 2023-12-22 18:06   수정 2023-12-29 16:4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이 또 ‘자원 무기화’ 카드를 빼들면서 수출통제 조치를 둘러싼 미·중 양국의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카드까지 꺼낸다면 세계 공급망은 교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희토류 기술 수출제한 배경은?
미·중의 패권 경쟁은 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드론,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첨단무기 등 기술전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희토류는 이 모든 것의 핵심 원료다. 세계에서 희토류를 둘러싼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에 맞서는 자원 무기화 조치의 핵심으로 희토류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이 희토류 가공기술 수출통제 조치를 공식화한 것은 공급망의 탈(脫)중국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를 쥐고 자원 무기화 수위를 끌어올리자 세계 주요국은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별도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협력과 논의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맞불을 놓는 성격 또한 짙다. 미국이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면 희토류 수출통제 카드를 빼들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란 의미다. 미국은 지난 10월 저사양 AI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수출통제 강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희토류 수출통제 가능성은 낮아
희토류 자체가 희소한 자원은 아니다. 현재 매장량과 생산량을 감안할 때 1200년 동안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브라질 베트남 러시아가 매장량의 82.5%를 차지하는 등 중국 외 매장량도 풍부하다. 하지만 중국의 시장지배력은 압도적이다. 장기간 희토류 독점을 꿈꾸면서 희토류의 생산·정제·가공·응용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환경 규제로 관련 산업 발전이 제한됐고, 그동안 중국산에 의존해왔다.

이런 까닭에 중국이 현시점에서 희토류 수출통제 카드를 빼들면 세계 공급망에 교란이 불가피하다. 영구자석 소재인 디스프로슘과 네오디뮴 공급이 부족해지면 전기차와 풍력 터빈 생산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 한국도 네오디뮴 국내 수요의 88%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중국 전기차 관세 인상을 검토하는 등 연일 강경책을 쏟아내는 점도 불안 요소다. 미·중 갈등이 재차 고조되면서 첨예한 대립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어서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에 본격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중국도 아직 희토류 정밀 가공 핵심 기술을 보유하지 못해 주요국의 역공을 당할 수 있다. 미국의 대대적인 대중국 경제 제재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희토류 수출통제는 미·중의 협력 틀을 완전히 깨는 파국”이라며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중국의 희토류 기술 수출 금지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수출 금지가 희토류 품목이 아니라 기술에 한정돼 있고, 국내에서는 주로 정제·제련된 희토류를 수입해 가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부는 중국의 희토류 기술 수출 금지의 영향을 지속 점검하면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신정은/박한신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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